주부 김모씨(56)는 최근 생리통과 하혈 증상이 잦고 배가 많이 나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산부인과 전문병원을 찾은 그녀는 자궁근종 진단을 받았다. CT상에서 확인되는 근종은 4개로 크기는 지름 4cm부터 15cm까지 다양했다. 자궁이 복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개복수술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두 번의 개복수술 경험이 있기에 이번만큼은 개복수술을 피하고 싶었다.

또 루프삽입술, 하이프시술 등 비수술적 방법도 알아봤으나 근종의 크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개복 없는 수술을 원했던 그녀는 우연히 거대자궁근종을 로봇수술로 치료한 박성호 교수의 사례를 지인에게 들었다. 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를 찾았다.

박성호 교수로부터 “로봇수술을 통해 최소 절개로 근종을 제거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박 교수는 2.7kg의 자궁근종이 발견된 A씨를 로봇수술기인 다빈치Xi로 근종을 절개한 뒤 잘라낸 근종을 다시 잘게 쪼개서 몸 밖으로 빼내기로 했다. 또, 자궁을 그대로 보존하는 경우 근종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기에 자궁도 드러냈다.

자궁이 거대해서 전체적인 시야 확보가 어려웠지만 로봇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박성호 교수만의 노하우로 8시간에 걸친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었다.

로봇수술 후 A씨는 통증도 적고 매우 빠른 회복속도를 보였다. 수술 후 이틀 만에 퇴원한 A씨는 “비수술적 치료를 원해서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을 찾아왔는데 로봇수술로 치료를 받아 통증도 덜하고 흉터도 적게 남아 만족한다”며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는 주변 지인들에게도 로봇수술을 꼭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 불편함 주는 자궁근종

자궁근종은 자궁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에 생기는 양성종양이며 30~40대 여성의 40~50%에게서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정상 자궁의 무게는 60g 정도며, 일반적으로 250g 이상 무게의 자궁근종을 거대 자궁근종이라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 통계분석에 따르면 자궁근종 환자는 2013년 29만 3440명에서 2017년 36만 5247명으로 최근 5년간 24.4% 증가했다.

거대 자궁근종으로 발견됐을 때는 즉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난임 또는 불임을 예방할 수 있다. 증상으로는 복부팽만, 복통, 요통, 생리통이 심할 때 의심해 볼 수 있으며 개인마다 근종의 위치, 크기, 형태가 다를 수 있어 검사를 받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정기적인 관찰로도 충분하지만 거대자궁근종을 비롯해 생리 불순이나 부정 출혈, 특히, 반복 유산의 증상이 있다면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궁근종 발생하는 원인

자궁근종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전자파, 환경호르몬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한 자궁난소기능 저하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악성종양으로 변질 될 가능성은 낮아

자궁근종이 악성 종양으로 발전될 가능성은 0.1%로 매우 드물기 때문에 무조건 암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대로 방치할 경우 출혈, 빈혈, 복통, 빈뇨 등의 증상으로 일상생활에서 심한 불편함을 느끼고 삶의 질이 저하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또 자궁근종의 크기 및 위치에 따라 출혈, 통증이 발생되며 가임기 여성에게는 불임과 난임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흉터·통증 적고 회복기간 빠른 로봇수술로 자궁근종 제거

로봇수술은 개복수술과 비교해 흉터와 통증이 적고 회복기간이 빨라 자궁근종 제거에 활용되고 있다. 기존 개복수술은 의료진의 손으로 직접 수술을 하기 때문에 수술자의 의도대로 진행되는 장점은 있지만 아랫배를 가로로 6~10cm가량 절개하게 돼 큰 흉터가 남는다.

절개부위도 크지만 수술 중 수술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절개부위를 늘리는 경우도 많아 수술 후 통증이 크고 회복기간도 길어진다. 특히 복부비만 환자는 개복수술을 할 경우 피부로부터 수술할 자궁까지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으며 절개 후에도 수술 시야가 좁게 되어 개복 수술시 어려움을 느끼게 되고 수술 후 상처회복의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높다.

로봇수술은 일반 복강경 수술과 비교해도 10배 넓은 시야와 안정적인 수술 공간 확보가 가능하고 360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로봇 팔을 이용함으로써 정밀한 수술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 개복 대신 구멍을 뚫어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가 적고 통증이나 유착이 덜해 회복기간이 빠르다. 단, 복강경 수술에 사용되는 기구가 관절 없이 일직선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복강 내 좁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호 교수.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호 교수.

거대 자궁근종으로 복강 내가 가득 채워져 시야확보가 어려운 경우에는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해 수술 시 정교함이 떨어진다. 로봇 수술에 비해 출혈 가능성이 더 높고 수술 하는 동안 개복술로 전환 될 가능성이 높다.

로봇수술은 집도의의 미세한 손 떨림까지도 보완할 수 있고 크기가 배꼽 아래까지 오는 자궁근종을 배꼽 부위를 이용한 단일공 로봇수술로 흉터가 보이지 않게 제거가 가능하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호 교수는 “로봇을 이용한 자궁근종 수술은 관절을 가진 로봇팔로 수술하기 때문에 기존 수술방법(개복수술·복강경수술·하이푸시술)보다 정교한 것이 강점”이라며 “가임기 여성도 근종을 떼어낸 후 자궁을 튼튼히 꿰매 가임력 보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모든 자궁근종이 로봇수술 방법으로 하는 것은 아니기에 정밀검사를 통해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전문의와 상의 후 자신에게 맞는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우정헌 기자  medi@medi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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