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발에 지나친 냉기를 느끼면 흔히 수족냉증을 떠올린다. 단순히 추운 날씨 탓에 겨울이 지나면 증상이 없어질 것으로 가볍게 넘기기 쉽다. 손, 발이 차갑고 저린 증상이 지속된다면 동맥경화로 인해 혈관이 좁아져 발생하는 말초동맥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수족냉증과 증상 유사해 구별하기 쉽지 않아

말초동맥은 심장과 머리로 가는 중심 동맥을 제외한 모든 혈관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대동맥과 팔, 다리로 가는 동맥이 해당된다. 말초혈관은 영양과 혈액을 이동시키는데 혈관이 막히면 손발이 시리고 통증이 발생해 수족냉증의 증상과 구별하기 쉽지 않다.

심하면 보행장애는 물론 조직 괴사가 발생해 하지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안형준 교수는 “손과 발이 차갑고 통증이 심하면 작은 말초혈관의 혈류장애가 원인일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말초동맥질환은 동맥이 늘어나거나 막히면 발생하는 질환으로 원인에 따라 동맥류와 폐색질환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 동맥경화증에 의한 만성 동맥폐색질환이 가장 많다.

증상은 일정거리를 걸으면 장딴지 혹은 허벅지에 통증이 유발되고 휴식을 취하면 나아지는 하지파행증이 있다. 이 밖에도 병변이 있는 부위 이하 동맥의 맥박소실, 피부가 창백하거나 차갑고, 털이 잘 자라지 못하며 발톱이 두껍고 거친 피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동맥폐색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증이다. 서서히 혈관이 막히기 때문에 평상시 주의가 필요하다.

약물치료가 우선, 효과 없으면 '혈관 재개통술' 고려

혈관이 좁아지고 막혀있다고 해서 무조건 시술이나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점은 위험인자를 없애고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혈관을 뚫어주는 혈관 재개통술을 시행할 수 있다. 병변의 부위가 짧고 심하지 않으면 풍선 확장술로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고 심하면 스텐트 삽입술을, 더욱 악화되면 인조혈관이나 자가 혈관을 이용한 우회술을 고려한다.

위험인자 보유하면 정기적인 검진 필수

외과 안형준.
외과 안형준.

말초혈관질환의 위험인자는 당뇨병과 고혈압, 흡연, 고지혈증이다. 이 외에도 고령과 비만, 가족력 등도 존재한다.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위험인자를 피하고 바른 식습관과 적당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당뇨 또는 고혈압을 가졌다면 혈당과 혈압을 철저히 유지하고 금연해야 한다. 위험인자를 가졌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발견 및 예방에 유의해야 한다.

안형준 교수<사진>는 “말초동맥질환을 방치하면 통증이 생기고 상처가 쉽게 낫지 않아 심하면 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말초동맥질환자는 심장혈관, 뇌혈관질환이 발병할 수지가 높아 조기 검진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희대학교병원 이식·혈관외과 안형준 교수  medi@medi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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