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아데노이드 수술이 사춘기 전 환아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편도나 아데노이드 비대증이 있는 환아는 수술 후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는 달리, 실제로는 과도한 체중 증가 없이 키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한두희 교수(한승철 임상강사)·소아청소년과 이윤정 교수 공동연구팀이 편도 및 아데노이드 수술을 받은 어린이의 키·몸무게·비만도를 추적 관찰하여 해당 수술이 환아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목젖 양쪽 편도나 코 뒤쪽의 아데노이드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커진 질환으로 어린이에게 흔히 나타난다. 이 질환이 있으면 수면호흡장애(코골이, 무호흡증)를 유발하거나 아이의 성장을 저하할 수 있어 절제 수술로 치료하게 된다.

그러나 ‘편도 및 아데노이드 수술이 소아 비만을 유발한다’, ‘수술 전 비만도(BMI)가 높으면 수술 후 비만도가 낮아진다’ 등, 이 수술이 소아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는 그동안 일관성이 부족했다.

(사진 왼쪽부터)서울대병원 한두희 교수, 이윤정 교수, 한승철 임상강사.
(사진 왼쪽부터)서울대병원 한두희 교수, 이윤정 교수, 한승철 임상강사.

이에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증으로 수술한 사춘기 이전(3~10세) 환아 206명을 수술 전 키, 몸무게, 비만도에 따라 ▲저성장(19명) ▲정상성장(167명) ▲비만(20명) 그룹으로 나누고, 수술 후 1년간 키·몸무게·비만도의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수술 전 정상성장 및 저성장 그룹의 동일연령 대비 키·몸무게·비만도 표준점수는 수술 1년 후 모두 증가했다. 수술 전 비만 그룹의 동일연령 대비 키 표준점수는 수술 1년 후 증가한 반면, 몸무게와 비만도의 표준점수는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즉 편도 및 아데노이드 수술은 사춘기 이전 소아의 키, 몸무게 증가를 유도하지만, 비만한 소아에서 몸무게, 비만도 증가를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추가로 정상성장 그룹을 대상으로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수술 전 수면무호흡 설문조사(OSA-18)에서 수면장애점수가 높을수록 수술 후 키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술 전 비만도가 낮거나 아데노이드 크기가 클수록 수술 후 비만도가 증가했다.

[그래프]동일연령 대비 키, 몸무게, 비만도 표준점수의 수술 전후 변화. 편도·아데노이드 수술 후, 모든 그룹에서 키 성장이 나타났다. 반면 수술 후 몸무게와 비만도가 증가한 정상성장 및 저성장 그룹과 달리 비만 그룹에서는 유의한 증가가 없었다.
[그래프]동일연령 대비 키, 몸무게, 비만도 표준점수의 수술 전후 변화. 편도·아데노이드 수술 후, 모든 그룹에서 키 성장이 나타났다. 반면 수술 후 몸무게와 비만도가 증가한 정상성장 및 저성장 그룹과 달리 비만 그룹에서는 유의한 증가가 없었다.

이 결과는 수면장애 여부, 비만도, 아데노이드 크기가 편도 및 아데노이드 수술 후 소아의 성장 정도를 예상하는 예측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비인후과 한두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편도 및 아데노이드 수술이 소아의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해 의미가 있다”며 “연구 결과를 통해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증 환아의 성장을 우려하는 보호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답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유럽 이비인후과 학회지(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우정헌 기자  medi@mediherald.com

<저작권자 © 메디컬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