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의 뼈로 구성된 척추는 우리 몸을 지탱하고 평형성을 유지한다. 위쪽으로 머리를 받치고 아래쪽은 골반과 연결되어 체중을 사지로 전달하며 척추관 내 척수를 보호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뒤에서 보면 반듯하고 옆에서 보면 약간 S자형으로 굽어 있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정희 교수는 “최근 스마트 기기의 활용 및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잘못된 자세와 움직임을 최소화시켜 척추변형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우리 몸의 중심 축인 척추가 무너지면 몸 전체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목뒤 통증, 어깨·팔 저림 등이 느껴진다면 척추 건강을 점검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척추변형 질환 중에서도 청소년기에는 청소년기형 척추 측만증, 노년층에서는 퇴행성 척추 후만증이 주로 관찰된다. 뒤에서 보았을 때 옆으로 휘어 있다면 척추 측만증, 등이 뒤로 튀어나왔다면 척추 후만증이다. 진단은 병력청취와 함께 X-RAY를 통해 뼈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신경학적 문제나 디스크가 의심된다면 MRI를 병행해 보는 것이 좋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정희 교수, 이기영 교수(좌측부터).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정희 교수, 이기영 교수(좌측부터).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기영 교수는 “청소년기형 척추 측만증은 사춘기가 시작되기 직전부터 골격 성장이 완료되는 시기, 통상적으로 11~18세에 나타나는 척추 측만증으로 척추가 휘어져 몸이 좌우로 기울거나 회전해서 틀어져 버린 3차원적 변형 상태를 의미한다”며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성장을 이루는 속도와 변형이 맞물리게 되면 급격히 측만 정도가 심해질 수 있어 전문 의료진의 정기적인 진찰과 함께 적절한 진단 및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척추 측만증의 치료 목적은 정도가 크지 않은 측만은 더 이상 측만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고, 중등도 이상의 측만은 변형을 교정하고 유지하여 신체의 균형을 얻게 함으로써 기능을 호전시키는 것이다.

청소년기형 척추 측만증 자가진단법

● 바로 서있을 때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거나 양쪽 어깨의 높이가 다르다.

● 똑바로 섰을 때 골반 높이가 다르다.

● 치마나 바지를 입었을 때 자꾸 한쪽으로 돌아가 있다.

● 신발이 한쪽 방향으로 틀어지거나 한쪽 바닥만 더 많이 닳아 있다.

● 바로 누웠을 때 발 끝 위치가 다르다.

● 여성의 경우 양쪽 가슴의 크기 혹은 높이가 다르다.

● 날개뼈의 한쪽이 더 튀어나와 있거나 갈비뼈가 비대칭이다.

● 양 발을 붙이고 허리를 앞으로 숙였을 때 등이 수평을 이루지 못하고 기울어져 보인다.

노년층에서 관찰되는 퇴행성 척추 후만증은 주로 쪼그리고 앉은 자세로 수십 년 동안 농사일을 했거나 주방에서 일을 많이 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걸을 때 몸이 앞으로 구부러지면서 생기는 보행 장애와 함께 물건을 들어올리기 힘들고, 경사진 언덕이나 계단을 올라가는 데 힘이 드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정희 교수는 “퇴행성 척추 후만증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질환으로서 퇴행성 척추 후만증으로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쪼그려 앉기 및 양반다리 자세를 지양하고, 바닥에 앉는 좌식 생활보다는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 허리를 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며, 걷기 및 허리 근육 강화 운동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동 치료 및 보조기 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퇴행성 척추 후만증의 증상이 심하다면 후만된 요추부의 분절에 전방, 후방, 또는 전후방 도달법을 이용하여 교정하는 수술적 치료를 적극 고려해 보는 것이 권장된다.

우정헌 기자  medi@medi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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