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드랑이, 목덜미, 사타구니 등 접히는 신체 부위가 때를 밀지 않은 것처럼 새까맣다면? 체중계에 올라서 보자. 비만에 의한 내분비질환이 발병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병원 피부과 안혜진 교수는 “피부는 멈춰있는 기관이 아닌 관련 세포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며 “몸에 염증이 있으면 피부에 발진이나 가려움이 나타나는 것처럼 내과적 질환이 결국 피부증상으로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흑색가시세포증이 있다. 신체 내 접히는 부위의 색소 침착과 사마귀 모양의 피부 비대 병변을 특징으로 한다. 일반적인 색소침착은 임신 중 호르몬 변화, 약물 부작용, 외상, 여드름, 기미 등의 피부 질환에 의해서 발생한다. 반면, 흑색가시세포증은 발병원인이 명확하지 않으나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도현 교수는 “실제 진료현장을 들여다보면, 어린 자녀를 씻기다 우연히 발견한 부모들이 피부과를 거쳐 오는 사례가 많다”며 “성장기인 아이들에게서 이러한 증상이 발견된다면, 단순한 용모의 문제가 아닌, 내분비 질환에 대한 위험성으로 인식하고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희대병원 피부과 안혜진 교수, 소아청소년과 김도현 교수 순(좌측부터).
경희대병원 피부과 안혜진 교수, 소아청소년과 김도현 교수 순(좌측부터).

인슐린은 우리 몸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하지만 과체중일수록, 그 기간이 오래될수록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한다. 즉,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는 음식 섭취로 높아진 체내 혈당을 떨어트리지 못해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한다.

김도현 교수는 “혈액검사 등을 통해 비만 및 기타 질환유무를 확인해보면 환자가 비만인 경우가 대다수”라며 “가장 효과적이면서 직접적인 치료법은 ‘체중감량’으로 생활습관 개선, 적절한 운동요법을 통해 정상체중을 되찾는다면, 피부병변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안혜진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도현 교수, 편집국 에디터 우정헌 의학 기자>

피부과 안혜진 교수·소아청소년과 김도현 교수  medi@medi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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