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는 아니지만 간간이 한쪽 얼굴에 미세한 경련을 느끼거나 순간적인 통증을 느꼈다면? 피로감과 치통을 원인으로 생각해 무심코 방치하다간 증상악화로 일상생활의 어려움은 물론 대인기피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조기진단과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삶의 질과 밀접한 질환…삼차신경통과 반측 안면 경련증

삼차신경통은 인류에 알려진 가장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다. 초기에는 순간적인 안면 통증으로 나타나지만 점차 주기가 짧아지고 통증의 정도가 심화되면서 세수, 양치질, 식사, 화장이나 면도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는 삼차신경통에 대해 “얼굴부위의 감각·저작기능을 담당하는 제5번 뇌신경, ‘삼차신경’이 주변혈관에 의해 압박되면서 혈관의 박동이 신경에 전달, 신경이 과흥분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동일한 원리로 혈관이 안면신경을 압박했다면 반측 안면 경련증이 발생, 한쪽 눈을 자꾸 깜빡거리거나 입꼬리를 씰룩이는 등 안면부의 불수의적 운동으로 인해 독서, TV시청, 대화 등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 두 질환 모두 젊은 층보다 중년 이상의 연령층에게, 남성보다 여성에게 주로 발병한다. 유병률을 살펴보면, 삼차신경통은 10만 명 당 5명, 안면경련증은 10만명당 15~20명 정도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질환이다 보니 어느 진료과로 가야 할지, 어떤 치료가 효과적인지 등에 대해 환자 본인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박봉진 교수는 “삼차신경통과 반측 안면 경련증의 치료는 환자의 삶의 질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다양한 치료법 중 장단점을 명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법 다양하지만 부작용·재발률 높아…신경과 혈관 분리하는 '미세혈관감압술' 가장 효과적

약물요법, 보톡스 치료, 신경차단술, 알콜 주입술, 고주파 신경 치료, 수술 등 현존해 있는 삼차신경통과 안면 경련증의 치료법은 다양하다. 대다수의 환자들은 전신마취와 뇌수술에 대한 부담이 크다보니 수술을 제외한 치료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통한 '완치'가 아닌 일시적인 통증 완화로서 재발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안면 통증과 경련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미세혈관감압술’이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

박 교수는 “신경을 압박하는 혈관을 박리해 분리하고, 신경과 혈관 사이에 테프론이라는 완충물질을 삽입해 혈관의 박동이 신경에 전달되지 않도록 감압하는 고난도 수술”이라며 “뇌신경에 직접 접근해 시행하는 수술인 만큼, 후유증 최소화를 위해서는 집도의의 고도 집중력과 정교한 술기, 그리고 풍부한 경험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삼차신경통의 미세혈관감압술 성공률은 약 80~90%, 10년 이내 재발률은 20% 정도다. 반측성 안면 경련증의 미세혈관감압술 성공률은 95%, 재발률은 3% 내외로 다른 치료법에 비해 월등히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수술 후에는 치료 반응이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은 편이다.

박 교수는 “뇌의 압력을 올리는 행위, 예를 들면 코풀기, 물구나무 서기 등의 행위만 피한다면, 수술 직후 특별한 주의사항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해나갈 수 있다”며 “경희대병원은 현재까지 4,500례 이상의 미세혈관감압술을 시행했으며,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은 3% 미만으로 국·내외적으로 탁월한 수술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 편집국 에디터 우정헌 의학 기자>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  medi@medi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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