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은 임신을 위한 난자를 보관하고 배란이 이뤄지는 난소에 발생하는 암이며, 여성암 가운데 사망률 1위로 치명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만2669명에서 2019년 2만4134명으로 지난 8년간 약 2배 증가했으며, 최근 가임기인 20~30대 젊은 연령대의 발병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난소암, 20~30%는 유전…조기진단 어렵고 예후 불량

난소암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자각증상과 효과적인 선별검사가 없어 환자의 2/3 이상이 3기 이상의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난소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고 예후가 매우 불량하여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대부분의 난소암은 후천적으로 발생하지만 약 20~30% 가량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의해 발생한다. 유전성 난소암의 원인 유전자는 매우 다양하지만, BRCA1/2 유전자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권병수 교수는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여성은 일생동안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27~44%로 증가할 뿐만 아니라 유방암에 걸릴 확률도 60~80% 증가하며 이외에도 남성 유방암, 췌장암, 담낭암, 담도암, 위암, 흑색종 등의 발생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며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는 성별과 관계없이 어머니, 아버지 모두를 통해 자녀에게 유전될 수 있으며, 부모 중 한 명이라도 BRCA1/2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상염색체 우성 유전 방식)“라고 말했다.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표적 치료제 등으로 생존율 향상

BRCA1/2 유전자 검사는 난소암으로 진단받은 모든 환자와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유전성 암의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난소암 환자에게 BRCA1/2 유전자 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BRCA1/2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를 위한 신약 표적 치료제 ‘PARP 억제제’가 개발되었으며, 최근 BRCA1/2 돌연변이가 있는 진행성 난소암 환자의 재발 위험을 70%나 낮출 수 있다고 보고됐기 때문이다.

권병수 교수는 “PARP 억제제는 앞으로 더욱 다양한 상태의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적용이 확대될 예정으로 이는 난치성 난소암의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권병수 교수.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권병수 교수.

BRCA1/2 유전자 검사는 난소암과 유방암 환자 본인 이외에도 BRCA1/2 돌연변이가 진단된 환자의 가족에게도 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유전성 난소암-유방암 가계에서 가족 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암에 이환되지 않은 보인자를 찾아 암 발생을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예방적 중재술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암 발병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BRCA1/2 돌연변이가 있는 보인자를 위한 난소암-유방암의 예방법으로는 난소암과 유방암 발생의 집중적인 선별검사, 경구피임약과 타목시펜 등을 이용한 화학예방요법, 예방적 난소-난관절제술과 유방절제술 등이 있다.

권 교수는 ”향후에는 BRCA1/2 돌연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에서 표적 치료제에 의한 생존율 향상을 넘어, BRCA1/2 돌연변이가 있는 난소암의 고위험 보인자군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이들에 대한 유전상담과 교육 및 정기검진과 예방적 치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난소암을 예방하는 선도적인 진료모델이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권병수 교수, 편집국 에디터 우정헌 기자>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권병수 교수  medi@medi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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