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발가락이 휘었더라도 40도 이상 과하지 않거나 통증이 없으면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연 교수팀(분당차병원 김어진·CM병원 신혁수)은 무지외반증 환자와 정상인을 대상으로 보행 이상을 비교해 24일 발표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면서 엄지발가락 바깥쪽 관절이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보통 성인 4명 중 하나, 65세 노인은 35.7%의 유병률을 보이는 흔한 질병이다.

왼쪽부터)이동연 교수, 김어진 교수, 신혁수 교수.
왼쪽부터)이동연 교수, 김어진 교수, 신혁수 교수.

연구팀은 무지외반증 환자를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각도에 따라 셋으로 분류했다. 

▲중증(40도 이상) 25명, ▲중등도(20도 이상) 47명, ▲정상인 36명을 대상으로 발에 센서를 붙이고 걸을 때 분당 걸음 수, 속도, 보폭, 보간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보행 속도와 보폭 및 바닥을 밀어내는 힘은 중증도가 높아질수록 감소했다.

특히, 중등도 환자는 증상이 있는 그룹과 없는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는데 증상이 없는 환자는 보행 이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즉 증상 유무가 보행 이상을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무지외반증 수술 치료 대상을 정하는데 증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엄지발가락이 과도하게 휘면서 관절이 튀어 나온 무지외반증 환자의 발과 X-ray 영상.
엄지발가락이 과도하게 휘면서 관절이 튀어 나온 무지외반증 환자의 발과 X-ray 영상.

무지외반증 수술은 엄지발가락 관절 주변 뼈를 자르고 인대와 관절막 연부조직 수술도 병행한다. 

결코 가벼운 수술이 아니며 위험성과 합병증 빈도가 비교적 높은 것은 물론 수술 후 만족도도 환자마다 차이를 보인다.

이동연 교수는 “무지외반증의 중증도에 따라 실제 보행 이상을 객관적인 검사로 증명한 연구”라고 의의를 밝히고 “무조건 수술을 하지 말고 증증도 및 증상 유무에 따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지외반증에 막연한 공포심 때문에 시행하는 무분별 수술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치료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특히 수술적 치료의 대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정형외과학 연구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 미국정형외과연구학회지(Journal of Orthopaedic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우정헌 기자  medi@medi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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