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22일은 '세계 임신중독증의 날'(World Pre-eclampsia Day)이다. 전 세계 모성 보건 단체는 전체 산모 사망 3대 원인 중 하나인 임신중독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기념일을 제정하고 있다.

흔히 임신중독증으로 불리지만 '전자간증(Pre-eclampsia)'이 정확한 명칭이다. 임신 20주 이후 단백뇨를 동반하는 고혈압성 질환으로 전자간증의 영문 표기 중 'eclampsia'는 그리스어로 번개라는 뜻이다.

임신중독증이 임산부 누구에게나 번개처럼 갑작스럽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세계임신중독증의 날도 ‘벼락치기 전에 준비하자(Be prepared before lightning strikes)’라는 캠페인 명을 사용하고 있다.

임신중독증은 감염질환, 분만관련 출혈과 함께 3대 고위험 임신질환 중 하나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임신 증상과 비슷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임신중독증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주요한 증상으로 알려진 고혈압, 단백뇨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임신중독증도 있어 진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내 임신중독증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중독증의 위험성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산모의 장기가 손상되거나, 심각한 경우 경련, 발작이 일어나는 자간증으로 발전해 조산 및 태반 조기 박리 등으로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5년 사이 임신중독증 환자는 2015년 7,755명에서 2019년 11,977명으로 54% 증가했으며, 연평균 11%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는 출산율이 낮아지는 가운데 고위험 산모가 전체 임산부에서 자치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고혈압, 단백뇨를 비롯해 심한 두통, 부종, 복부 통증,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및 시력 저하 등 임신중독증 증상 중 한 가지라도 의심된다면, 바로 병원에 방문해 임신중독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고위험산모치료센터 김석영교수는 “최근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활동과 이에 따른 출산연령의 증가는 많은 내외과적 질환과 특히 고혈압을 동반하는 임신중독증의 발생위험을 높인다. 또한 저출산으로 인해 전체적인 출생아는 감소하는데, 임신중독증 같은 임신합병증은 오히려 상대적인 빈도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임신성고혈압은 하나의 질병 스펙트럼으로 이해하면서 발병시기, 단백뇨를 포함해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세분화된다. 과거에는 출산 후 대부분 치유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분만 후 회복되는 기간에도 장기적인 후유증이 나타난다는 측면에서 여성의 일생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으로 생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신중독증 증상이 보이면 담당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임신중독증을 예측할 수 있는 sFlt-1/PlGF 검사를 통해 저위험군, 고위험군, 임신중독증으로 각각 구분하여 산모의 건강과 신생아 합병증예방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가족 중 고혈압이 있거나 첫아이 때 임신중독증을 겪었던 고위험 산모나 의심 증상을 경험한 산모는 sFlt-1/PlGF 검사를 통해 조기에 적절한 관리를 받아야 한다. 지난 2017년부터 임신중독증 검사인 sFlt-1/PlGF 가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게 돼 고위험군 산모와 태아 모두 부담 없이 받을 수 있게 됐다.

우정헌 기자  mtjpost@mtjp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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