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학 학술단체가 발행하는 학술지의 국제적인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1999년 8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던 영문 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가 국내 학술지 가운데 처음으로 SCIE(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에 등재된 이후 20여 년만에 세계 의학계에서 한국 의학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간학회(이사장 이한주·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발행하는 공식 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CMH)'가 최근 SCIE에 등재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CMH는 간질환 분야에 대한 최신 지식과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논의하며, 간장학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국내 대표적인 의학술 저널 중 하나다.

대한간학회지는 1995년 ‘The Korean Journal of Hepatoloy’라는 이름으로 발간되기 시작하여 2002년 MEDLINE/Index Medicus에 등재, 2007년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2010년 SCOPUS와 Embase에 등재되는 등 학술적으로 인정받으며 꾸준히 성장해 왔다.

2012년 6월호부터는 국제학술지로 거듭나기 위해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같은해 PubMed Central에 등재됨으로써 국제학술지로서 CMH를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7년에는 Emerging Source Citation Index로 색인되며 그 위상이 더욱 높아졌으며 마침내 SCIE에 등재되는 결실을 맺었다.

SCIE는 과학기술 분야 저널을 대상으로 매년 엄격한 심사를 거쳐 학술적으로 기여도가 높은 학술지를 선정하고 그 정보를 제공한다. SCIE에 등재된 학술지는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크고 신뢰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4,000여 개 학술지 중 170여 개가 SCIE에 등재됐으며, 의학관련 학술지는 60여 개에 이른다.

CMH는 2017년 기준 국내 학술지 가운데 상위 5% 이내의 최상위권 영향력지수(Impact Factor, IF)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 IF 2.8에서 2018년 4점 이상으로 추정, 간질환 분야의 영향력 있는 저널로서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올해부터 CMH 편집장을 맡은 연세의대 소화기내과 김승업 교수는 “CMH의 SCIE 등재와 함께 앞으로 간질환 분야의 독보적인 학술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투고 논문의 공정하고 신속한 심사를 위해 저명한 국내·외 권위자들을 각 분야별 편집자로 위촉하고 학술지의 질적 향상을 위해 전속 언어편집자(language editor)와 삽화편집자(illustration editor)를 영입해 양질의 영문 및 그림 초록(graphical abstract)을 갖춘 문헌을 게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2020년 4월 26(2)호부터는 새롭게 개편된 표지를 선보여 CMH의 위상에 걸맞는 변화를 보여주었다.

대한간학회지(CMH) SCIE에 등재. 국내 만성간질환 유병률 변화 보고 논문도 게재(자료 간학회 제공).
대한간학회지(CMH) SCIE에 등재. 국내 만성간질환 유병률 변화 보고 논문도 게재(자료 간학회 제공).

이번호에는 국내 만성간질환의 유병률 흐름을 보여주는 논문이 발표되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동준 교수 공동연구팀(인제대 해운대백병원,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이 1998년부터 2017년까지 20년간의 만성간질환 원인 변화를 분석한 결과 만성 B형 간염 유병률이 2.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등록된 25,893명의 자료를 1998~2001년, 2016~2017년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1998~2001년 국내 만성간질환 유병률이 2016년에서 2017년에는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의 경우 18.6%에서 21.5%로, 알코올 연관 간질환은 3.8%에서 7.0%로 각각 증가했지만 만성B형간염의 경우 5.1%에서 3.4%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만성 B형 간염에 대해 국가적, 사회적, 개인적 관심 증가와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및 예방접종 사업 실시 등에 따른 긍정적 결과로, 향후에는 만성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증이나 간암 발생률 감소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만성 간질환 병인의 변화를 제대로 분석한 연구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이 연구가 갖는 의의는 자못 크다.

대한간학회는 CMH의 SCIE 등재를 계기로 공정하고 신속한 투고 논문 심사를 위해 24명의 저명한 국내·외 권위자들을 각 분야 편집자로 위촉하는 한편 간세포암종 치료의 권위자인 일본 치바대학 오가사와라 사다히사(Ogasawara Sadahisa) 교수와 바이러스 간염 분야 저명한 연구자인 대만 가오슝의대 유밍룽(Yu Ming-Lung) 교수의 논문을 게재하는 등 최신 지식 교류와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정헌 기자  medi@medi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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