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는 가운데 대한마취통증의학회가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마취관리 지침을 발표했다.

지침은 Anesthesia Patient Safety Foundation(마취환자안전재단)의 관리지침을 기반으로 마련됐으며, 각 기관의 사정에 따라 세부지침을 조정해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리지침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이 확진됐거나 의심되는 환자를 관리할 때 모든 의료진에게 비말/접촉 감염 차단을 위해 개인보호장비가 반드시 제공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으며, 환자 이송및 수술방 운영 계획과 마취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환자 이송·수술방 운영' 계획=세부 지침을 보면, '환자 이송 및 수술방 운영 계획'의 경우, 환자가 대기 구역에 체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리 지정된 수술방에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며, 수술방 문 앞에 2019-nCoV 감염에 대한 경고문구를 부착해 직원들의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환자가 회복실(PACU)에 체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술방에서 완전히 회복한 후 음압병실로 이동하거나, 음압이 적용될 수 있는 중환자실로 이송해야 한다.

기관내삽관, 교체 및 발관은 바이러스를 환자의 폐로부터 공기로 유출시켜 감염을 전파할 수 있는 위험한 순간이므로, 반드시 음압이 적용되는 장소에서 시행하며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임상상황을 고려해 수술방이 아닌 음압병실이나 음압이 적용되는 중환자실에서 기관내삽관을 미리 시행하거나 기관내발관을 시행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음압 환경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이동식 헤파필터(hepafilter)를 적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 전 후 환자 이송 중에 공기가 오염되지 않도록, 고효율의 소수성 필터(hydrophobic filter)를 기관내튜브와 호흡낭(reservoir bag) 사이에 장착해야 한다.

마취 과정

1. 인력 배정

­­-기관내삽관은 되도록 경험이 가장 많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배정한다. 경험이 많지 않은 교육생이 훈련을 목적으로 기관내삽관을 시행하지 않도록 한다.

-경험이 많은 보조자를 배정한다. 보조자는 급속마취유도(rapid sequence induction, RSI)를 시행할 때에 윤상연골압박(cricoid pressure)과 같은 술기를 적절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방호복을 착용하는 경우, 최소 두 시간마다 마취팀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여, 피로 누적이 되는 것을 방지한다.

2. 마취 전 준비 및 개인보호장비 착용

-환자의 치료에 관여하는 모든 의료진이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할 수 있도록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는 데에 5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기관내삽관을 조기에 계획해 미리 시행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예상치 못한 응급 기관내삽관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면 개인보호장비를 적절히 착용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방호복, N95 마스크, 일회용 고글, 일회용 신발덮개, 일회용 장갑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장갑은 양손에 이중으로 착용한다(이중-장갑법, double gloving technique).

-기관내삽관 또는 발관에 관여하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는 동력을 사용한 공기 정화기(powered air-purifying respirator, PAPR)를 사용해야 한다.

3. 기관내삽관법의 선택

-각성하 기관내삽관(awake fiberoptic intubation)은 꼭 필요한 적응증이 아니라면 시행하지 않는다. 국소마취제를 분무하는 것은 바이러스를 공기 중에 유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기관내삽관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비디오 후두경의 사용을 적극 고려한다.

-폐기가 가능한 일회용 기구의 사용을 적극 고려한다.

4. 기관내삽관 시행 과정

-고효율의 소수성 필터(hydrophobic filter)를 안면마스크와 호흡회로 또는 안면마스크와 호흡낭(reservoir bag) 사이에 반드시 장착해 사용한다.

-100% 산소로 5분 동안 전산소화(preoxygenation)를 시행한다.

-급속마취유도(RSI)를 시행해 용수 환기(manual ventilation) 중 바이러스가 환자의 폐로부터 공기중으로 유출되는 것을 최소화한다.

-임상 상황에 맞추어 급속마취유도 방법을 변경할 수 있다. 용수환기(manual ventilation)가 필요한 경우, 일회 환기량(tidal volume)을 작게 적용하는 것을 고려하거나, 안면마스크 대신 성문상기도유지기(supraglottic airway)를 삽입해 환기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고유속 비강 캐뉼라 장치(high-flow nasal cannula)와 같이 고유속의 산소(high-flow O2)를 사용하는 것은 바이러스를 공기로 유출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5.기관내삽관 후 기구 관리

-환자와 접촉된 모든 종류의 기도 관리 관련 도구들은 이중 지퍼로 입구를 잠글 수 있는 비닐 가방에 넣어 밀봉된 채로 폐기나 소독을 위해 내보내야 한다.

-사용된 후두경은 기관내삽관이 완료된 즉시 미리 준비한 비닐 가방에 밀봉하여 오염된 후두경에 의한 주변 추가 오염을 방지한다.  

-호기말이산화탄소 샘플 라인과 트랩(trap)은 교체해야 한다.

-청진기, 필기도구, 전화기 등 수술방 내의 각종 기구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한다.

6. 기관내삽관 완료 후 탈의 및 손씻기

-전실 오염구역을 마련하고, 해당 장소에서 프로토콜에 따라 개인보호장비를 탈의하고 격리의료폐기물통에 폐기한다. 전실 오염구역을 마련하기 힘든 환경이라면, 수술방 안과 밖의 공간을 활용해 프로토콜에 따라 개인보호장비를 탈의한다.

-개인보호장비의 탈의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손을 씻기 전까지는 머리카락이나 얼굴 등을 손으로 만져서는 안된다.

우정헌 기자  medi@medi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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